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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자폐인의 취업률 향상을 위한 연구

by insight6700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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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자폐인의 취업률 향상을 위한 연구

성인 자폐인의 취업 현실: 통계로 본 현주소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더 이상 아동기에만 국한된 주제가 아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자폐 특성은 지속되며, 이들이 사회 속에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취업’이다. 그러나 현재 성인 자폐인의 취업률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OECD 국가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전체 장애인 대비 자폐인의 고용률이 가장 낮은 군에 속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자폐 성인의 고용률은 약 14%~30% 수준으로, 청각·시각 장애인보다도 현저히 낮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난다. 2023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자폐성 장애인의 취업률은 10% 미만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단순 반복 업무, 파트타임 형태의 단기 고용에 한정되어 있다.

이는 자폐 성인이 지닌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감각 과민성, 일상 구조화의 어려움 등 고유한 특성과, 고용주와 사회의 낮은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면접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방식, 유연하지 못한 조직문화, 차별적 시선 등이 자폐인의 구직 장벽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는 정책적 개입, 직무 설계, 고용주 교육,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연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직무 기반 맞춤 훈련의 효과

자폐 성인의 취업률 향상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직무 기반 맞춤형 훈련(Job-Matching Training)이다. 이는 단순히 일반적인 취업 준비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지적 강점, 흥미, 감각 특성 등을 분석하여 특정 직무군에 맞춘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훈련은 자폐인이 실제 취업 현장에서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반복적인 업무를 선호하고 세부 사항에 민감한 특성을 가진 자폐 성인은 품질검사, 데이터 입력, IT 분야의 소프트웨어 테스트 등에서 높은 성과를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SAP, Microsoft, JPMorgan Chase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폐 성인을 위한 맞춤형 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들의 강점을 기업 생산성과 연결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에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무 분석 기반 훈련과정이 확산되고 있으며, ‘자폐성 장애인 취업연계 지원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고용복지센터에서는 직업심리검사와 감각평가, 시뮬레이션 면접, 현장실습형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폐 성인의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는 비율을 높이고자 시도 중이다.

또한 훈련 기간 후에도 현장에서의 정착을 돕기 위한 잡코치(Job Coach)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잡코치는 자폐 성인이 실제 근무 중 겪는 문제 상황을 조율하고,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이나 일정 관리를 지원하여 고용 지속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사회적 기업과 자폐 친화적 일자리 환경

성인 자폐인의 고용을 장려하기 위해 최근 각광받는 또 하나의 흐름은 사회적 기업과 자폐 친화적 일자리 환경 조성이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취약계층의 고용과 사회 통합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자폐인을 위한 적합한 근무 모델을 실험하고 확산하는 데 적합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Auticon’은 자폐인을 전문 IT 컨설턴트로 고용하는 글로벌 사회적 기업으로, 감각 환경 조정, 유연한 업무 구조, 비언어적 의사소통 지원 등을 통해 자폐인이 직업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에서도 ‘베어베터’, ‘우리들의 낙원’과 같은 발달장애인 중심의 사회적 기업이 확산되고 있으며, 생산·유통·카페·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폐인을 고용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폐 친화적 공간 설계 가이드라인도 개발되어 업무 공간의 조도, 소음, 동선, 개인 공간 구성 등을 고려한 사무 환경이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폐인을 위한 공간이 아닌, 모든 구성원에게 쾌적하고 집중력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일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자폐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직장 내 인식 개선 교육도 중요하다. 의사소통 방식의 다양성과 감각적 민감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동료와의 갈등은 줄고, 팀워크가 증진되어 전체 조직의 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과 제도, 그리고 향후 과제

자폐 성인의 취업을 실질적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뒷받침과 제도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먼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자폐인 전용 직업훈련 프로그램, 실습 기업 인센티브 제공, 고용 유지 지원금 확대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장애등급 기준의 유연화도 필요하다. 자폐는 외견상 장애가 뚜렷하지 않아 경증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는 업무 지속성, 환경 적응성 등에서 깊은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를 반영한 기능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고용기회법(ADA)에 기반하여 자폐 성인의 직무 조정 요청권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독일, 캐나다, 호주 등은 자폐인 고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 기구와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도 이를 참고하여 자폐 고용 지원 전담 센터, 일자리 정보 플랫폼 구축 등의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향후 과제로는 단순한 일자리 수 확보를 넘어서, 자폐인의 직업적 자아 실현, 커리어 성장, 조직 내 리더십 기회 보장 등 포괄적인 사회 참여 모델이 정립되어야 한다. 자폐인 역시 한 사람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독립과 삶의 의미를 추구할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변화를 수용하고 적응해가는 구조적 전환이 요구된다.

 

디스크립션:
성인 자폐인의 취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직무 기반 맞춤 훈련, 사회적 기업 모델, 자폐 친화적 일자리 환경 조성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점차 개선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정책적 지원과 고용주 인식 변화, 직장 내 지속 가능한 지원 시스템이 결합된다면 자폐 성인의 자립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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